미분양은 넘쳐나는데 전세는 없다. 대구 부동산 시장의 모순

모멘트가 대구의 미분양과 전세 수요를 함께 살펴본 글입니다. 주택이 남아도 임대시장에 공급되지 않는 구조, 투자 수요와 향후 공급 감소에 대한 작성자의 관점을 담았습니다.

모멘트운영진 · 투자생각

· 7분 읽기

1. 대구에서는 전셋집을 구하려고 이틀씩 줄을 선다.

2026년 9월 대구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달서구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의 전세 계약을 위해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이틀 가까이 줄을 섰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아파트가 준공 이후 990가구 전체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던 단지라는 점이다. 분양할 때는 아무도 사지 않던 아파트에 전세를 공급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가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해 주변보다 저렴한 전세가격으로 공급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전국적으로 전세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구에서는 그 모순이 극단적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2026년 8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공동주택은 4,162가구이고, 그중 3,375가구는 이미 준공까지 마친 주택이다. 이미 지어 놓은 집이 수천 채나 남아 있는데, 정작 전세를 구하는 사람들은 줄을 서야 한다. 이게 지금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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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글달서구 상인동에 무슨 일? 밤샘 텐트줄 등장시킨 전세매물 | 영남일보 | 윤정혜 기자 | 경제대구 달서구 상인동 신축아파트 주변으로 텐트까지 등장한 수백미터의 대기줄이 이어진 진풍경이 펼쳐졌다 16일 오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대기줄은 자정을 넘겨 17일 오후까지 이어졌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신문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지역 일간지 영남일보입니다.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2. 집값이 오르지 않으니 아무도 집을 사서 전세를 놓으려 하지 않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핵심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투자 목적의 매입 수요가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다주택자나 투자자가 아파트를 매입한 뒤 전세를 놓는 일이 흔했다. 예를 들어 3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전세보증금 2억원을 받으면 자기자금 1억원으로 주택을 보유할 수 있다. 투자자는 향후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임차인은 해당 주택에 전세로 거주한다. 결과적으로 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전세 공급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런데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투자자는 자기자금이 묶이고 보유세와 관리비를 부담하면서 보증금 반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전세보증금은 수익이 아니라 언젠가 돌려줘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굳이 주택을 매입해 전세를 놓을 유인이 줄어든다. 그렇다고 모든 주택이 월세로 전환되는 것도 아니다. 투자자가 아예 매입하지 않으면 그 주택은 민간 임대시장에 공급되지 않는다.

미분양이 많아도 투자자가 매입하지 않으면 전세 물량이 늘어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까지 더해지면 전세 공급은 더욱 제한될 수 있다.

3. 전세난은 단순히 집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공급 부족도 중요한 원인이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다른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새로 지은 주택이 분양되지 않으면 시행사나 건설사는 매각되지 않은 주택을 계속 보유한다. 주택은 완공됐지만 투자자가 매입하지 않았고, 그 결과 개인 임대인이 공급하는 전세시장에도 진입하지 못한다. 즉, 건설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과 실제 임대시장에 전세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대구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분양시장에서는 외면받던 주택도 임대사업자가 매입해 적절한 가격과 보증 조건으로 전세를 공급하자 상당한 수요가 나타났다.

이 사례는 지방의 모든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하면 해결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수요가 존재하는 지역에서는 주택을 추가로 건설하지 않아도 기존 미분양을 임대시장으로 전환함으로써 전세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지방의 전세난은 단순히 주택의 물리적인 공급 부족이 아니라, 주택을 매입해 임대로 공급하는 투자 구조의 약화와도 연결되어 있다.

4. 지방 주요 도시도 서울처럼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나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나는 앞으로 지방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에서도 서울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분양이 계속되면 건설사는 더 이상 집을 짓지 않는다. 이미 지어 놓은 아파트도 팔리지 않는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아파트를 건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설을 중단한 이후다.

최근 몇 년 사이 건축비와 인건비, 금융비용은 크게 상승했다. 이제 주택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분양가격으로 아파트를 공급하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주거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모든 지역에서 주거 수요가 똑같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아파트보다 신축급 아파트를 선호하는 수요는 계속 존재하고, 직장과 교육, 교통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방 주요 도시에는 여전히 거주 수요가 집중된다. 결국 신규 공급은 줄어드는데 신축급 아파트에 거주하려는 수요는 계속 남는 것이다.

이것은 몇 년 전 서울에서도 나타났던 현상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던 시기에 건설사업이 위축됐고, 건축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새로운 아파트를 공급하기 어려워졌다. 이후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졌고,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는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먼저 신축급 아파트의 전세 수요가 집중되고, 전세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주택 매입에 필요한 실질적인 자기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다시 유입될 수 있다. 또한 실거주자들도 전세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차라리 집을 매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 수요 회복으로 연결되고, 결국 신축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지방이라고 전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산업 기반이 취약한 지역은 다르다. 하지만 대구, 부산 등 지방 주요 도시의 핵심 생활권에서는 수도권과 유사한 가격 상승 압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부동산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이미 정부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와 취득세 감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지방 건설경기가 침체된다면 정부가 이런 세제 혜택을 추가로 확대하거나 취득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지방 주택에 대해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범위를 확대한다면 투자자들의 매입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5. 물론 정책이 발표되고 실제 시행되는 것을 확인한 다음 매입해도 늦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모두가 시장이 좋아졌다고 판단하는 시점보다 시장이 가장 어려울 때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확보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특히 경매를 통하면 지방 주요 도시의 핵심 입지에 위치한 신축급 아파트가 반복 유찰되어 가격이 크게 낮아진거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지방 부동산 전체를 매입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거주하려는 지역, 신규 공급이 제한되는 지역, 신축급 아파트에 대한 전세 수요가 충분한 지역을 선별해야 한다. 현재의 미분양은 과거에 공급된 주택의 재고이고, 착공 감소는 미래의 공급 부족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금 미분양이 많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은 입지의 신축 아파트가 계속 남아돌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는 지방 주요 도시의 신축급 아파트가 다시 평가받는 시기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리고 그때가 되어 정책 발표를 확인하고 매입하는 것보다, 시장이 가장 어려운 지금 경매를 통해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확보하는 전략이 더 큰 수익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투자는 모두가 좋아졌다고 말할 때보다, 모두가 외면할 때 좋은 물건을 찾아내는 사람에게 더 큰 기회로 온다

#시장 읽기#모멘트#투자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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