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집에서는 공부를 못하고, 학교에서만 공부하는이유: 나는 변절자

'서재 딸린 집을 어떻게 구해요'라는 후배들의 말에 머리를 맞은 이야기 — 엘리트의 주거 현실과 투자관.

모멘트운영진 · 투자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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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을 뵈러갔는데 그날이 하필 졸업식이다. 교수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박사과정 후배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후배분들은 나와 나이가 비슷한 40 전후다.

이야기의 주제는 연구원의 업무가 끝나고 학교에서 10시까지 공부를 한다는거다. "집에 가서 편하게 하지, 왜 공부를 학교에서 해요?"

돌아온 대답은 "집에 가면 침대가 바로 보여서요. 누우면 끝이라 공부가 안 돼요."

나는 '어?' 라는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멈춰있었더니

"선생님, 세상 모든 사람이 선생님처럼 서재가 있지 않아요!" "서울에서 연봉 3천 받으며 서재 딸린 집을 어떻게 구해요? 진짜 세상 물정 너무 모르시네."

그분들이 나를 '현실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몰아세우는 걸 보면서, 헛웃음과 함께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대한민국 엘리트들이 갇혀 있는 5평짜리 감옥 그들의 핀잔을 듣고 나서야 내 시야가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는지 깨달았다.

명색이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밟고 있는 최고급 두뇌들이다. 국가의 미래 기술과 학문을 짊어질 대한민국 엘리트들이지만, 그들이 현실에서 마주하는 주거 공간은 고작 5~6평 남짓한 원룸에 불과하다. 연봉 3천만 원 안팎의 연구원 인건비로는 서울 바닥에서 그 이상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방의 절반을 차지하는 침대가 보이고, 그 좁은 틈새에 책상을 억지로 끼워 넣은 구조.

침대와 책상이 한 시야에 엉켜 있는 공간에서 '의지력'만으로 집중하라는 것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는 폭력이다. 뇌는 시각적 맥락에 반응하는데, 눈앞의 침대가 끊임없이 '누워서 쉬어라'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대한민국 엘리트들이 밤늦게까지 도서관을 떠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학구열 때문이 아니다. 집 안에 '공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둘 여유가 없어, 학교가 제공하는 공용 공간을 몸으로 때우며 빌려 쓰고 있었던 것이다.

공간의 분리는 당연한 게 아니라 '자본의 특권'이다

침실 문을 닫고 나와 나만의 온전한 서재로 들어가는 것.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을 물리적으로 쪼개는 것. 그것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기본값이 아니라, 철저하게 평당 단가와 자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특권'이었다.

나에게는 너무 당연해진 일상이, 사회에 첫발을 딛는 최고급 인재들에게조차 수년간 피땀 흘려 몸값을 올리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아득한 벽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하지만 진짜 물정을 모르는 건 누구인가

"세상 물정 모른다"며 놀림을 받았을 때 멋쩍게 웃고 넘겼지만, 마음 한구석은 꽤나 씁쓸했다. 내가 그들의 현실을 헤아리지 못한 채 눈치 없는 질문을 던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진짜 물정을 모르는 건 어쩌면 그들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똑똑한 엘리트라도 자본주의의 룰을 알아야 한다. 지금도 시장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소액 갭투자로 내 집 마련의 발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들이 분명히 널려 있다. 전세가율이 높게 받쳐주는 알짜 소형 주택이나 경매·급매물 시장에서는, 거창한 수억 원의 자본 없이도 시스템을 활용해 내 공간의 소유권을 쥐는 방법이 여전히 존재한다.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 "세상 사람 다 너처럼 안 산다"며 단칸방과 도서관을 핑계 삼아 현실에 안주하는 동안, 진짜 기회는 시야 밖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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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집을 안사고 시드를 모은다는분들 저 위의 친구는 20대에 저런집을 소유중이다.

단돈 2천만원으로 말이다.

#시장 읽기#모멘트#투자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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